종합 편성채널 JTBC.

TV조선과 함께 개국한, 그저 그런 컨텐츠를 쏟아내는, 여러 종편들 중 하나. 그게 내가 JTBC를 접했을 때의 나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내가 생활하는 집과 고향 집의 채널에서 종편들을 모두 지워놓고 생활할 때, 당연히 JTBC도 포함되어 있었다. 국민 앵커라 불리우는 손석희 앵커가 사장으로 가게 되었을 때에도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거대 언론 자본들이 탐욕스럽게 뛰어든 것이 종편이라고 생각 해왔던 나에게, 한낱 앵커가 사장으로 간다고 해서 바뀔 것이 있느냐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JTBC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된 계기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출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리 국민 앵커이지만, 언론인으로서 재벌들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중론이었었다. 그 와중에 삼성의 노조 무력화 문건을 JTBC에서 공개하기로 한 것이 일종의 작은 충격이었었다. JTBC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면, 가리지 않고 보도를 하는구나. 제대로 된 사실 보도를 하는 언론을 찾기 힘들던 그 시절에 일종의 감동마저 느꼈었다. 그때부터 JTBC 뉴스를 시청하기 시작했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세월호 사건 때에도, 팽목항에서 진실을 전하려고 고군분투했던 그 노력에 많은 국민들이 호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손석희 사장의 목이 메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전했던 뉴스 멘트와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말에 진심이 담겨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금도 그 믿음도 변함이 없다.

<출처: The PR news>


 그래서 조국대전(?) 이라 불리는 이번 정국에서도 JTBC는 어떤 취재를 할까에 대한 기대감이 나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몇 주간의 쏟아지는 여러 이슈들 속에서 다른 언론과 차별화된 JTBC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고, 뉴스를 전하는 그 태도 또한 여느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실망스러웠다. 단지 내가 원하는 진영의 편을 들어주고 안 들어주고의 유치한 이유를 들고 싶은 게 아니다. 그동안의 JTBC와는 달리, 조국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을 전함에 있어서, 사실관계에 근거한 뉴스를 전하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으며, 단지 그날그날 이슈가 된 의혹들을 기계적으로 전하기 바빠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사모펀드 이슈에서 관련자들의 전화 녹취록을 전하는 뉴스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뉴스는 항상 전 후 관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말이라도 중간을 잘라서 보면 이상한 경우가 일상생활에서도 많다. (앞뒤 다 자르고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들이 싸움에 휘말리는 경우를 자라면서 한두 번은 보거나 경험하지 않는가?) 그런데 JTBC보도가 이런 보도를 한 것이었다. 녹취록의 뒷부분까지 JTBC 뉴스는 보도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  뉴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료를 자르기보다는, 있는 자료를 충분히 보여주고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는 것이 맞지 않은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뒤에 이어진 추가적인 녹취가 사실 판단을 하는 데에는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출처 : JTBC 뉴스룸>

<출처 : MBC 뉴스>


몇 주 동안의 이나라 검찰과, 보수야당, 스스로 기득권이라 생각하는 언론들의 지랄발광 쇼에서, JTBC는 이들과 같이 미쳐 날뛰지는 않았어도, 적어도 장단에 맞추어 어깨정도는 들썩였다고 본다. 조국 딸의 입시 이슈가 나왔을 때, 난 현재의 입시 제도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한발짝 더 들어가는 뉴스를 기대 했었다. 의혹을 쫒는 뉴스 보다는 시스템을 파헤치는 JTBC 뉴스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축구 ㅈ도 모르는 것들이 국대전만 하면,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마냥 거리로 쏟아져 나와서는 소리지르고 기념 촬영하고 ㅈㄹ들이네.' 

2006년 월드컵 때였던 것 같다.

지난 2002년 열기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붉은 티셔크를 입고 거리 응원을 위해 쏟아져 나온 모습들을 TV를 보면서 같은 과 친구 녀석이 했던 말이다. 주말마다 조기 축구회에서 활동하고,  응원하는 K-리그 경기까지 꼭꼭 챙겨보던 친구의 눈에는 축알못 국민들이 월드컵에만 관심을 가지고 즐기는 모습이 못마땅해서 했던 모양이라고 그 때는 생각 했었다.


 그런데, 요즘의 정치적 현상을 대하는 언론을 볼 때면, 문득문득 그 때의 일이 떠오르곤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청치적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전할 때, 묘하게 이성적인 의견으로, 여론으로 대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럴 때면, 그 때의 그 친구의 말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처음 이런 생각을 가졌던 때를 더듬어 생각 해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한겨례 기자의 '문빠' 페북글 논란이 아닌가 싶다.  정치개혁을 원하는 대다수의 국민이 참여한 촛불 정국 이 후에, 국민 투표를 통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정치 활동을 좀 적극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고 활동하는 사람들을 '문빠'로 칭했던 것이다. 



'빠'

어딘가에, 특히 한 사람에게 심하게 빠져 타인에게 불쾌감이나 피해를 주는 사람을 비하해서 부르는 비속어로, 반댓말, 즉 안티를 가리키는 말로는 ‘까’가 쓰인다. 연예인의 극성 팬의 경우 남자는 빠돌이, 여자는 빠순이라 부른다.  [출처 : 위키백과]


  의사 표현과 행동의 중요성을 지난 정권을 통해 깨닳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 활동을, 언론 종사자 마저도 일시적인 광팬 문화 정도로 치부해버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이후에도 많은 기사의 댓글에 자신의 의견을 달면, 끊임없이 따라 붙는 단어가 '문빠'라는 프레임이었고, 언론에서는 조금은 순화되었지만, 극렬 지지자의 의사 표현으로 자주 전하곤 했다. 최근에는 야권 지도자의 입에서 '달창'이라는 입에 담지 못할 조롱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 이런 '빠' 프레임에는 정치권과 기존 언론의 국민에 대한 무시가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판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민들이 자신들이 옳다고 느끼는 것들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한마디씩 하는 것이 기자 입장에서는 가소로울 수도 있다. 수년간 정치권에서 언론인으로 지켜보고 각종 정치 논리들로 정치인들과 술도 한잔 하면서 의견을 나누던 입장에서 보면, 국민들의 의견 표출이 좀 어설프고 아마추어 적으로 보일 수는있다. 하지만, 본인들이 이들을 하나의 팬덤 문화로 치부하는 사이, 국민들의 생각은 이 전과 달리 훨씬 깨어났으며, 언론 뿐이 아닌 많은 대안적인 커뮤니 케이션 수단들을 통해 진실을 접할 기회가 많아 졌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그들의 시야는 정당 논리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존 언론인들보다 훨씬 넓어져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월드컵도 일부 축구 전문가들의 잔치가 아니듯, 한국 정치도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꽃놀이가 아니다.

기성 언론은 여론위에 본인들이 있다거나, 본인들이 모는대로 국민의 여론이 순한 양인냥 흘러갈 거라는 못 된 생각을 이제 버리도록 하자. 조국 사태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를 보면서 어설프지만 나의 나의 생각을 정리해 두기로 한다.

기자들아 정신 차려라.... 판은 한참 전에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