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의 노래--

 

 소리는 제가끔의 길이 있다. 늘 새로움으로 덧없는 것이고, 덧없음으로 늘 새롭다.

 그날 밤, 우륵은 니문과 마당에서 마주앉아 신라 전령이 가져온 술을 마셨다. 술을 넘길때 우륵의 늙은 목울대가 꿈특거렸따.

-니문아, 이제 신라왕 앞에서 춤을 추고 소리를 내야 하는 모양이다.

-여기는 신라의 땅이옵니다.

-그렇구나, 니문아, 죽은 가야왕의 무덤에서 춤을 추는 것과 산 신라왕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이 다르겠느냐?

-아마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소리는 스스로 울리는 것입니다.

-이제, 신라가 가야를 토벌한다 해도 그것이 다르지 않을 것이냐?

-소리는 왕의 것이 아니니, 아마도 그러할 것입니다.

 

우륵은 소리 내서 웃었다. 니문은 스승의 큰 웃음소리에 놀라 스승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늙어서 짓무른 눈가에 눈물이 번진 듯했다.

-보름날, 하림성으로 가자, 가서 무너진 이 낭성의 소리를 들려주자.

 

  그날밤 우륵은 취해서 먹은 것을 토했다. 니문이 우륵을 눕히고 옷을 갈아입혔다.

 

                                                                                   --본문중에서---

 

현의 노래를 읽기전에 나는 김훈이라는 작가를 tv에서 보았다.

 도서관련 프로였던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를 좋아하고. 

눈빛은 날카로워 보였다.

 

자신이 쓴 책들에 대해 말하다가 [현의 노래]를 말하면서, 역사적인물을 다루는 책을 쓰면서 역사적 자료가 별로 남아 있지않은 것은 그만큼 더 많이 상상할 것이 많아서 좋았다는 말은 한것같다.

그러면서 이 책을 쓰기 위해 고령의 옛가야 왕릉이 모여있는 곳에 여러번 올랐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지금은 현대적 건물이 들어차 있지만 가야를 느낄수 있다고도 이야기 했던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느낌을 그래로 느낄수가 있었다.

 감정이 그렇게 담겨져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내려다 보고 쓴 글 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책에서 수없이 많은 죽음에 접하게 되지만 감정이 들어간 표현은 없었던거같다.

 

그저 소리와 쇠의 움직임을 시대를 배경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라의 일어서고 망함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이 소설에서는 말이다.

 

야로의 쇠는 나라를 가리지 않고 흘러갔고...

 

우륵의 소리 역시 가야가 망하고도 신라로 흘러갔다.

 

 

쇠는 주인이 따로 없고 그 시대의 필요에 따라 어디든지 흘러간다.

 

우륵의 소리역시 가야라는 나라에서 신라라는 나라로 옮겨 가지만 소리는 살아 있는 동안의

 

소리이기 때문에 우륵에 의해서 넘어 간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의 소리라는 이야기는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또 한번 느낄수 있었다.

 

우륵이 가야의 소리를 신라의 악공에게 전수하고 마지막에 신라의 악공에게 묻는다.

 

가야의 소리가 어떠하냐고..

 

악공은 가야의 소리는 산만하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봤을때 작가는 가야의 소리가 우륵과 가야금과 함께 신라로 넘어갔지만

 

그 넘어간 소리역시 우륵이 살아 있는 동안의 소리인 것이었다.

 

가야의 소리가 신라에 의해 계속 났을지는 모른다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우륵이 만든 12줄 가야금 위에 신라에서 전해 지면서 그 위해 신라의 소리가 났을것이고...

 

그다음에 이어지면서 또 그 곳의 소리를 냈으리라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이 쇠와 소리의 공통점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본다...

 

 

마음가는날 한번더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 겠다...